“장기적으로 (주식) 수익률은 플러스(+)가 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 가장 광범위한 주가지수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대할 이유는 없다.”
주식을 오래 보유한다고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투자 시점 분산(Time diversification, 적립식 투자로 투자 시점을 여러 개로 분산하는 것)은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식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믿음에 초점을 둔 것이다. 이 믿음은 개인 투자자와 전문 투자자 모두가 공유하며, 종종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차트를 동반하기도 한다.
실제 1926년부터 2015년까지 15-20년 동안 주식 시장이 손실을 기록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 투자 기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주식 위험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투자 시점 분산에 대한 믿음은 지속되는 것일까? 이것이 투자 시점 분산의 수수께끼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사무엘슨은 “투자 시점 분산에 대한 옹호론은 마치 장기 투자의 손실 확률이 0인 것인 양 투자자를 환상에 불과한 해피 엔딩으로 그릇되게 인도하는 프레이밍 오류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프레이밍 오류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아래 그래프에 제시된 바와 같이 매년 수익 20% 또는 손실 10% 확률이 50-50인 포트폴리오에 1,000달러씩 투자한 투자자를 상정해 보자. 투자 기간이 1년이라면 이 투자자가 손실을 기록할 확률은 50%지만 2년인 경우에는 25%가 된다.
위험을 손실을 볼 확률로 프레이밍 하면 이 위험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소하지만 손실의 규모로 프레이밍 하면 위험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증가한다. 즉 이 투자자는 1년 후 100달러를 잃을 수도 있지만 2년 후에는 190달러로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사무엘슨은 손실 확률에 대한 시간의 영향은 손실의 규모에 대한 시간의 영향에 의해 완전히 상쇄돼 버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투자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위험은 증가하지도, 감소하지도 않는 것이 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손실 확률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않고 장기적인 손실의 잠재적 누적 규모를 간과한다면 어떻게 될까?
투자 시점 분산을 지지하는 많은 이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할 경우의 손실 확률이 0이라고 잘못된 가정을 한다. 경제학자 제임스 글래스먼과 케빈 해셋은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1999년 9월 『다우 지수 36,000』이란 책을 내놓았다. 2000-2002년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가 7,300 이하로 하락하기 직전이었다. 2002년 8월 그들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다시 다우 지수 36,000’이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고수익은 일반적으로 고위험과 관련이 있다. (…) 하지만 와튼스쿨 제레미 시겔(『주식에 장기 투자하라』 저자)의 연구진은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게 되면 위험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겔 교수가 200년 가까이 되는 기간을 조사한 결과 최악의 20년 동안에도 주식은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투자 전문가는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저널에 다음 같은 글을 썼다.
“장기적으로 (주식) 수익률은 플러스(+)가 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 가장 광범위한 주가지수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아주 장기적으로 가장 광범위한 주가지수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대할 이유가 있다. 작은 확률을 제로(0) 확률로 프레이밍 하는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오류를 ‘환상에 불과한 해피 엔딩 오류’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사무엘슨은 이렇게 썼다.
1929년부터 1932년까지 연금 포트폴리오에 82%의 손실을 본 35세 중년을 보고 여러분은 이 사람의 포트폴리오가 65세 은퇴 시에 다시 회복되어 (+) 400%의 수익률로 열매 맺도록 하늘이 정해놓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1913년 러시아 차르 정부 고위 관료들은 말년을 파리의 레프트 뱅크에서 보낼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3년의 손실은 투자 시계가 30년인 투자자를 투자 시계가 3년인 투자자로 만들 수 있다. 그들은 투자를 떠나고 싶어 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한 후에는 낙관주의자가 되고, 주가가 하락한 후에는 비관주의자가 된다. 투자 시점 분산이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지만, 자기 통제를 강화하고 손실에 의한 공포와 후회를 완화시키는 데 유용하다.
투자 시점 분산의 요체는 끝까지 버텨내면서 미래에는 수익률이 높아질 거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3년의 주식 시장 약세가 눈앞이 캄캄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의 시장 바닥에서 모든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맞서는 것이다.
끈질기게 버텨온 장기간의 투자 시계가 도달하고 수익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는 때가 온다. 이때가 바로 투자 시계를 연장해야 할 때다. 투자 시점 분산은 일반적으로 투자 시계가 고정된 프레임에서 나타나며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 설정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종종 투자 시계를 “30년” 같이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단순히 “장기” 같은 유연한 형태로 표현한다.
유연한 형태의 투자 시계도 부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30년간의 투자 시계 끝에서 1만 달러의 장부상 손실을 기록한 투자자의 부는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1만 달러의 실현 손실을 겪은 투자자의 부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시간 선택권을 가진 투자자는 장부상 손실이 실현되지 않게 연기할 수 있으므로 심리 계좌의 폐쇄와 그로 인한 후회의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있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면 위험이 없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지만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주식 시장 붕괴에 충격받아 모든 주식을 던져버리려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 이런 투자자들은 관심을 단기적인 시장 붕괴로부터 장기적인 고수익률로 돌려야 하며,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적어도 적립식 투자 방식을 역으로 적용해 보유 주식을 점차로 줄여나가도록 자신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존 리"커피값 줄여 주식에 장기 투자…라이프스타일 혁신적 변화 필요"
존 리(사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요즘도 한결같이 ‘주식 전도’에 열심이다. 그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국 사람들은 소득 없는 은퇴에 무방비 상태이니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하루빨리 은퇴준비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가 권하는 은퇴 준비 수단은 장기 주식투자다. 특히 아이들 교육과 관련해서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교육을 끊고 주식 투자 교육을 어릴 적부터 시키는 것이 아이를 부자로 키우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차를 팔아라, 커피 사 마실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라”는 그의 메시지 일부를 기억하지만 실은 “미래에 부자가 되고 싶다면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라”는 게 존 리 대표가 주장하는 핵심이다.
그는 여전히 다양한 주식투자 강연에 강연자로 나서고 있다. 요청이 오는 곳이면 학교, 문화센터 등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의 금융문맹과 노후준비 상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구독자가 1만4,000명을 넘어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존리 라이프스타일 주식’에도 주식 투자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존 리 대표는 “부자가 되는 길이 있고 가난해지는 길이 있는데,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과 자신들이 가난해지는 길로 가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자동차를 팔라거나 사교육을 끊으라고 하는 메시지가 과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은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그로 인한 자살률도 높다. 그런데도 미리 액션을 취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은퇴 후 빈곤에 대해 걱정을 안 하는 것 같다. 90살까지 산다고 할 때 13억~15억원 정도는 현찰을 갖고 있어야 ‘부자’로 살 수 있다. 부자가 다른 게 아니다.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을 은퇴 후 소득이 없을 때도 유지할 수 있다면 부자다. 여유로운 노후를 위해선 자신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미리 플랜을 짜야 한다. 예컨대 60살이 됐을 때 15억원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이를 모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매년 얼마를 모아야 할지 계산이 나올 것이다. 이에 맞춰 줄일 수 있는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자동차는 한 달에 할부, 기름값, 보험료, 세금을 따지면 적어도 80만원은 든다. 술도 필요하면 줄여야 한다.
-특히 사교육에 대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왔다.
=사교육비 지출은 부모와 자녀가 모두 불행해지는 실이다. 아이를 부자로 만들고 싶으면 사교육을 끊고 금융을 가르쳐야 한다. 사교육에 막대한 돈을 쓴다고 부모가 은퇴준비를 제대로 못한다면 아이가 나중에 이런 부모를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사교육은 일종의 전염병 같다. 남이 하니까 내 아이도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교육비를 쏟아 부어도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는 성적이 안 나온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대신 주식 교육을 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금융 문맹국이다. 돈을 죄악시하는 사회문화속에서 어릴 때뿐만 아니라 대학생이 될 때까지도 제대로 금융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그렇게 씀씀이를 줄여서 은퇴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준비를 위한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하루에 만 원씩 아껴 은퇴 시점까지 투자한다면 막대한 금액이 될 수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에서는 핸드폰으로 하루에 1만원씩 펀드에 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 직판 시스템도 만들어 놨다. 장기투자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판매 수수료를 줄이고 운용보수도 낮춰 보수는 연 1% 미만이다. 자신을 칭찬하고 싶을 때 물건을 사기보다 주식을 사길 권한다. 연금펀드는 소득공제 한도까지 최대한 매년 납입하는 게 좋다. 미국에서는 월급의 일정부분을 떼서 연금계좌(401K)에 넣고 은퇴시점까지 사실상 못 찾게끔 제도를 도입해 놨다. 장기간 매년 주식에 투자하다보니 은퇴시점에는 엄청나게 불어나 있게 된다.
-주식투자는 어떤 회사에 해야할까
=투자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인베스터(investor)와 스페큘레이터(speculator). 단기간에 사고 파는 스페큘레이터가 아니라 5~10년간 회사가 잘 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인베스터가 돼야 한다. 내가 몸담았던 스커더라는 운용사는 이런 철학을 가진 곳이었다. 독립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곳이었다. 주식을 사는 것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장기 보유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우울한 전망이 많이 나오는 데.
=희망이 많다고 본다. 우선 재정이 튼튼하다. OECD 국가 중에서 국가 부채가 낮은 축에 속한다. 그동안 벌어놓은 돈이 많다. 외환 보유액이 넉넉해 외환 위기 가능성도 낮다. 한국인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게다가 세계 어느 민족보다 근면하다. 바이오, 헬스케어, 배터리, 반도체 및 장비 등에서 경쟁력 있는 좋은 기업들이 나왔다. 이제는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금융을 키워야 한다. 미국은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먹고 산다. 우리도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 일본도 제조업 강국에서 서비스 분야 강국으로 옮겨 가지를 못했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이다. 현재 교육시스템이 창의성을 죽이고 있다.
주식시장 등락폭 클 땐. "한 단계 더 보수적으로 투자하라"
에너지 위기로 인한 전력난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 전 세계 경제가 급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시는 3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맞물려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형님’ 데이비드 리 테일러 투자자문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더밀크 TV 미국형님 방송에 출연,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등락폭이 무척 크다"면서 "투자자들이 현재 생각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리 CIO는 "오늘 30%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가 내일 30%가 오르는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투자한 것이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아니다"라며 "주식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리 CIO에 따르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라지캡 가치주와 라지캡 성장주, 그리고 미들캡 가치주를 중심에 놓고 종(鐘)과 같이 생긴 모양의 '종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지캡 밸류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라지캡 성장주, 미들캡 가치주 순으로 투자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다. 반면 해외 주식이나 현금, 비트코인과 같은 리스크가 큰 투자는 비중을 작게 가져가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때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구축할수록 종의 키가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종의 키가 낮아지면 성장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 가령 현시점에서 S&P500 지수 베타(변동성)보다 개인이 가진 포트폴리오의 베타가 크면 라지캡 밸류와 미드캡 밸류를 늘리고, 해외 주식이나, 고위험군의 투자를 줄여야 한다.
리 CIO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기준이 되는 S&P500 보다 리스크를 크게 가져갈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에서는 세금 이슈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국에 주식 투자를 할 때는 환율 리스크 등을 감안해서 조금 더 보수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 "한국 투자자들은 자산의 90%를 부동산으로 가져가는데, 미국의 부자들은 부동산보다 주식 보유 비율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리 CIO는 이날 포트폴리오 예시를 공개하면서 "원자재(Material), 임의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Communication service), 금융서비스(financial service) 그리고 헬스케어(healthcare) 등 해당 섹터에 포함된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무조건 예시를 따라 투자하는 것은 건강한 투자가 아니다. 투자 타이밍과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투자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주가가 아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10년을 놓고 장기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리 CIO는 "연말까지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아마존, 그리고 BNPL 기업인 어펌과 같은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워런 버핏의 말처럼 장기투자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는가? 미리 말해, 그렇지 않다. "10년 동안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단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던 버핏의 조언엔 중요한 전제가 누락되어 있다. 정말로 10년 동안 보유해도 될 만한 최상의 주식이어야 한다는 전제 말이다.
한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하려면 그 기업에 대해 소상히 꿰고 있어야 한다. 기업의 건강검진서인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만 술술 꿴다고 다가 아니다. 최고경영자(CEO)가 예나 지금이나 믿음직한 사람인지, 그 아래 경영진은 어떤 이들인지, 다수 직원들은 회사의 현재에 만족하는지, 이 회사의 앞으로 사업 계획에 리스크는 없는지 등을 알아야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다.
버핏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그가 직감으로 찍기하듯 장기투자 종목을 고른다는 것이다. 현실은 그 반대다. 그는 한 기업에 대해 경영자 못지 않은 지식을 가질 만큼 공부하고 분석한다. 그런 다음 판단을 내린다. 많은 시간을 들여 기업을 분석했지만 장투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그는 미련 없이 다른 기업을 찾는다. 그게 현명한 투자자 버핏이다.
하지만 수박 겉핥기로 투자 거인들의 이야기를 주워들어온 대부분 개미들은 이런 사실을 외면한다. 장투를 위한 사전 작업들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또 귀찮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밥벌이하느라 바쁜 직장인들이 투자할 기업을 손품, 발품까지 해가며 분석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현재 국내엔 매스컴이 띄워준 존 리 같은 어용이 버핏 흉내를 낸다. 실제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본인 자산은 얼마나 있는지도 공개 안 하지만 뭇 대중은 그를 추종한다. 그의 책을 한 두 권 훑어봤고, 다른 책들은 서점에서 살펴본 적 있지만 본질은 책장사일 뿐이다. 그는 말한다. 단타 매매하지마라. 가치주,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라.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개미가 장투한다고 부자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최근 조선일보는 라는 기사를 냈다. 한국거래소가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도한 것인데, 지난 5월 말 기준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30위 이내 기업 중 10년 전 주가의 2배 이상 오른 기업은 단 9개뿐이었다는 내용이다.
정말로 그랬다. 코스닥 시장에서 옮겨왔거나 2011년 이후 상장한 5개 회사를 빼고는 25개 가운데 36%만 제대로 성장했다. 기사는 쓴다. "모두가 삼성전자 같지는 않았다"고. 2011년 5월말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대형주에 투자해 10년 동안 1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투자가 수익률이 더 높을 뿐더러 안정적이기까지 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지표를 보자.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9468만원. 2011년 5월에는 2억5858만원이었으므로 1.9배 수준으로 뒤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는 1.8배, LG전자는 1.6배 수익률을 거뒀다. 부동산 투자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코스피 지수 역시 10년동안 겨우 1.5배 올랐을 뿐이다. 하나금융지주(1.2배), LG((1.2배) 등은 시장 평균 수익률도 좇아가지 못했다. 삼성생명, 현대차, 한국전력 등 7개는 10년 전보다 외려 주가가 낮아졌다.
물론 코스닥 시장의 덩치 작은 기업, 특히나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바이오주는 주가가 출렁이는 만큼 급등한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워낙 위험 부담이 큰 데다 조금의 이슈라도 생기면 폭락하기 십상이니 장투하기 어렵고 해서도 안 되는 종목들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장투하면 무조건 돈 번다는 생각을 거두자. 그래야 돈을 벌 수 있다.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많이 고뇌하자. 끈질기게 노력해야 보상을 주는 것이 주식의 영역이다. 장투하면 무조건 벌겠지, 라며 두 손 놓고 있다가 어렵게 모은 종잣돈 날리는 경험을 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장투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자.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경제가 어려울 때면 ‘부자 되는 법’을 테마로 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 마련이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역시 그러한 책들이 유행이었는데, 같은 주제를 다루는 책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누린 책이 있었다. 바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의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이다.
“YOU CAN DO IT”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코로나19로 폭락한 주식시장을 위기보다는 기회로 인식하게 했다. “주식은 언젠가 올라가게 돼 있으니, 주가가 낮을 때 좋은 기업을 골라 장기투자한다면 부자가 될 수 있다.” 리 대표의 이러한 주장은 과거 두 차례의 금융위기 때 주가가 크게 떨어진 후 반등했던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현상에 대한 학습효과가 더해져 큰 인기를 끌었다.
“자녀의 사교육비, 자동차 유지비,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 쓰는 비용 등을 투자로 전환하라.” 이 책은 또한 가진 돈이 많지 않은 사람도 시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기에 더욱 솔깃했다. 가령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차 한 대를 유지하는 데 월평균 78만원(서울연구원, 2016년 3월 조사결과)이 드는데, 이 금액을 아껴 연 5% 수익을 낸다면 30년 후 6억5,0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담배와 커피를 끊고 매일 아낀 돈 1만원으로 1989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매달 30년 동안 꾸준히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모았다면 지금쯤 주식 가치는 85억원정도로 불어나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주장이 다소 위험해 보인다고 했다. 또 일각에서는 책에는 적혀 있지 않은 구체적인 투자법을 궁금해했다. 한편으로는 독특한 행보를 보여 온 존 리 대표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도 존재했다. 성공적인 투자가로 명성을 쌓은 리 대표는 그의 시간을 그저 돈을 버는 데만 투자하지 않았다. 그는 전 국민의 금융문맹 탈출을 돕기 위해 ‘경제독립 버스’를 타고 5년간 1,000번 이상의 강연을 진행했으며, 아이들이 실제로 투자를 경험해볼 수 있는 주니어펀드 투자클럽, 주부들을 돕는 주부 투자클럽을 오랫동안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운용해왔다.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로는 처음으로 유튜버로 변신해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 정말 우리도 될 수 있을까? 질문을 가득 안고 리 대표의 북촌 사무실을 찾았다.
Q.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 명사로 선정됐다.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의 저자이자 메리츠 자산운용의 대표 존 리 입니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오게 됐고요. 자산운용사의 대표로서 자산 운용도 하고, 마케팅도 하지만 모든 국민이 부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노후준비법과 부자 되는 법을 알리려 전국을 다닌 지 6년 정도 됐습니다.
Q. 지난 6년간 1,000여 번의 강의를 통해, 지난해부터는 유튜브를 통해 금융문맹 탈피를 설파했다. 금융 전도사가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A. 금융 전도사라는 별명은 미디어가 붙여줬는데요. (웃음) 놀랍게도 한국은 여러 면에서 선진국인데도 불구하고 금융에서만은 분명히 뒤쳐져있어요. 개개인의 금융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5,6년 전부터 금융문맹 탈피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을 다니면서 학생, 주부, 직장인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죠.
계기라면, 다들 너무나 부자 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고, 부자가 되지 못하고 있고, 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고,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이 시급하다고 생각했어요. 수치로도 나타나잖아요. 한국이 노후준비가 가장 안 된 나라이고, 노년층 자살률도 세계 1위고, 결혼도 안 하는 거… 다 금전적인 이야기잖아요. 특히 한국이 일본을 답습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일본이 아주 전형적인 금융문맹국이거든요. 일본은 금융문맹이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가난해지고 있어요.
Q. 한국이 일본을 답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A. 그럼요. 일본은 80년대에 많은 부를 축적했잖아요. 그런데 그 돈을 투자하는 데에 서툴렀어요. 돈을 대부분 부동산에 넣었고, 원금 보장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은행 예금에 집어넣고, 근데 은행 예금이나 부동산에 넣은 돈은 일하는 돈이 아니잖아요. 내 돈이 일을 해야 하는데 일을 안 하잖아요. 내 돈이 일하게 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것이 기업에 투자하는 거거든요. 일본인은 그것을 이해를 못 했어요. 30년 동안 그렇게 한 결과 일본은 계속 경제가 침체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노후준비가 안 됐죠. 돈이 일하게 하는 법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한국인이 일본인과 비슷하게 사고하고 있어요.
Q. “하루 만 원씩만 투자하라”는 말을 해왔다.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그 방법을 설명해준다면…
A. 한국에는 연금저축펀드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요. 1년에 400만원을 투자하면 65만원을 돌려줘요. 너무 좋잖아요. 설사 손해를 보더라도 65만원을 받으니까요. 근데 하루에 만원이면 1년에 365만원이잖아요. 만원씩만 투자해도 노후 준비에 굉장한 도움이 되죠. 만원을 어떻게 구하느냐고 물으시면, 매일 커피 사 먹지 않으시냐고 답해요. 그것부터 바꿔야 해요. 그 돈만 가지고 투자해도 노후 준비에 도움이 된다. 그러면 더 나아가 앞으로 한국이 겪게 될 많은 어려움, 가령 노인 빈곤도 없어질 거예요.
구체적인 방법이라면, 저희 메리츠 자산운용에서 만든 펀드가 있어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하루에 만원씩 투자할 수 있어요.
Q. 만약 지금 당장 1,000만원이 생긴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A. 1,000만원이 어떤 성격의 돈이냐가 중요하죠. 60세까지 안 쓸 수 있는 돈인지, 아니면 6개월 안에 필요한 돈인지에 따라 다르죠. 6개월 안에 써야 한다면 은행에 넣어야지요. 그러나 1,000만원을 60세까지 안 쓸 수 있다면 100%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야죠.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는 반드시 10년, 20년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중간에 변화가 크고 이 변화를 우리가 맞출 수 없으니까요.
Q. 한 방송에서 “집도 차도 사지 말고, 자녀 학원도 보내지 말고 주식에 투자하라”라고 했는데 이건 조금 위험한 생각 아닌가?
A. 앞뒤 배경을 자르고 이야기하면 그렇게 느낄 수 있죠. 그런데 그런 뜻은 아니고, (웃음) 예컨대 사람들은 반드시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집이 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80%라면 문제예요. 집은 일하는 돈이 아니거든요. 또한 집은 일본처럼 집값 하락이 왔을 때 재산이 많이 줄어들게 하죠. 무조건 집을 사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런 이야기를 한 거죠. 가령 신혼부부라면 집을 사는 게 먼저가 아니라는 이야기예요. 그전에 먼저 재산을 불려야 하는데, 돈을 불리는 가장 빠른 길은 기업에 투자하는 거예요. 월급이 300만원이라면 매달 30만원, 50만원 정도를 투자하면 그게 굴러가서 자본이 되고, 돈이 많이 모이고 나서야 집에 관심이 있다면 집을 사는 거고요. 그러니까 처음에 무조건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특히 사교육은 가장 잘못된 투자죠. 사교육으로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으니 안타까워요. 자동차도 마찬가지고요. 자동차가 필요치 않은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데도 남들이 사니까 사는 경우가 많죠. 이런 돈을 다 투자로 전환해야 합니다.
Q. 코로나19가 지나가더라도 앞으로 신종 전염병이 3년에 한 번씩 창궐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때마다 주식시장은 지금처럼 어려워질 텐데… 그래도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지?
A. 오히려 더 그렇죠. 만약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3년에 한 번씩 창궐하면, 기업이 가장 유리해요. 혹자는 기업보다는 자기계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하는데, 기업보다는 개인이 훨씬 위험해요. 기업이 망하는 것보다 해고의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요? 경제가 어려워지면 개인은 위험하지만 기업은 살아남아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 부동산도 마찬가지예요. 경제가 어려워지면 땅은 필요 없어지니까요. 빌딩 갖고 있는 사람들도 불리해지지요. 그 안에 있는 가게들이 다 망하니까요. 그러나 기업은 언제나 방법을 찾아내요. 그래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기업이 가장 유리해요. 어떤 기업을 고르느냐가 중요하지,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기업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Q. 줄곧 장기 투자를 권해왔다. 장기 투자, 무엇을 중심으로 고려해야 하나?
A. 이 기업이 장기적으로 잘 될 것이냐를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이죠. 경영진을 볼 때는 특히 도덕성을 살펴야 합니다. 그 회사가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도덕성이 없으면 망할 가능성이 커요. 어느 순간 감옥에 가거나 돈을 편취할 수 있으니까요. 다음으로는 기업이 갖고 있는 경쟁력입니다. 기업의 경쟁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그 회사가 만든 플랫폼이라든가, 물건이라든가.
안목을 기르는 방법은, 관심을 갖는 거죠. 과거에 구글에 관심이 있었다면 구글을 사서 큰돈을 벌었겠죠. 복잡한 그래프를 그리는 등의 테크닉은 투자에 있어서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Q. 구글이 잘 될지 알고 투자한 사람은 드물었을 것 같은데… 주식투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A. 결코 쉽지 않죠. 꾸준히 정보를 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분산투자해야 하죠. 가령 구글로 돈을 번 사람은 야후에도 투자했을 거예요.
기본적으로 한국은 금감원에 회사에 관한 것을 다 보고하게 돼 있거든요. 그 사업보고서를 반드시 읽어봐야 해요.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내가 회사의 주인이 되는 일이니까요. 삼성전자를 사면서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안 읽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거기서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면, 경쟁사에 대한 것도 알아야겠지요.
Q. 요즘 서점에서는 주식투자 책이 인기다. 주식투자,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A. 투자는 그렇게 특별한 수행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저는 미국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오래 했지만, 회사가 저한테 펀드 운용이나 주식 투자에 대해서 한 번도 가르쳐준 적이 없어요. 서로 같이 배우는 거예요. 그리고 투자는 테크닉이 아니라 커먼센스(상식)예요. 이 기업이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기업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건데요. 그건 많은 경우 커먼센스예요. 어떤 사람들은 그래프를 그리고 단기적인 뉴스에 과잉반응하고, 복잡하게 생각하죠. 그것보다는 그저 ‘10년 동안 갖고 있을 만한 회사인지’를 결정하는 거죠. 이런 커먼센스는 대부분 성공해요. 우리가 아는 큰 기업들은 다 옛날에 투자했다면 돈 벌었죠. 돈을 번 사람들은 ‘이 기업은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잘 될 것 같다’ 하고 산 것뿐이죠. 그리고 팔지 않은 것뿐이죠.
Q. 차트 분석 같은 것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의미인가?
저는 과거의 차트가 앞으로의 가격을 예측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봐요. 단기적으로 하는 것은 주식투자가 아니라 투기죠. 투기와 투자를 사람들은 잘 구분을 못 해요.
Q. 김장섭 JD부자연구소 소장은 베스트셀러 『내일의 부: 알파편』에서 “디플레이션 시대에 주식은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는 나라에서만 오른다”며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과 신흥국 중심의 장기 투자를 권했는데, 리 대표는 국내 주식 투자를 권한다. 뭐가 맞는지?
A. 저는 몰라요. (웃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렇게 어디가 안 된다, 된다 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에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코로나19가 창궐할지 아무도 몰랐잖아요. 결국에는 미국도 투자하고 한국도 하고 신흥국도 하고 골고루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지요. 가령 90년대 초에 일본이 답이라고 하는 말이 많았는데, 일본에만 투자한 사람들은 다 망했죠. 저는 다만 한국이 투자할 만하다고 봐요. 한국 주식이 굉장히 싸요. 주식하면 안 된다는 사람이 100%에 가까운 나라니까, 굉장히 저평가 돼있지요. 물론 장기적으로 봐야 하겠지만, 가치를 아는 사람들은 그 가치를 알기 때문에 싸게 사지요.
Q. 모든 사람은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우리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모하지만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다. 존 리 대표에게 국내외 장기 투자할 만한 좋은 기업 몇 개 추천하라면?
A. 기업은 좀 그렇고, (웃음) 저는 펀드를 하라고 해요. 투자를 안 하시던 분들이 갑자기 주식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아요. 아까 이야기 했던 연금저축펀드, 1년에 400만원은 무조건 채우세요. 당장 할 수 있는 건 펀드가 좋아요.
Q. 최근 동학개미운동의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좋은 회사니까, 좋죠. 그러나 주식에 장기투자 하라 삼성 하나만 갖고 있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죠. 삼성, 네이버, 카카오… 여러 가지를 골고루 갖고 있는 게 중요하죠. 그런데 골고루 갖고 있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니 펀드를 하는 거예요.
Q. 좋은 펀드를 고르는 기준이 있는지…
A. 펀드매니저가 어떤 사람인지, 자산운용사의 철학이 어떤지가 중요하죠. 가령 장기투자를 실천하는지. 반면 펀드매니저가 자주 바뀐다든지,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 숫자가 너무 많다든지, 또 장기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좋지 않죠. 이런 정보는 금감원 공시에도 나와 있고, 판매사나 자산운용사에 직접 물어서 알아봐야 해요. 펀드 고르는 과정도 주식 고르는 과정과 똑같아요.
Q. 주변에 자산가들이 많을 것 같다. 막연한 생각이지만 부자들은 일반인들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할 것 같은데, 부자들의 실제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그리고 그들에게 배울만한 생활습관이 있다면…
A. 미국의 부자들에게 물어봤어요. 당신들은 왜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느냐. 그랬더니 의외로 ‘도덕성이 높았다’ ‘호기심이 많았다’ ‘일찍 투자하는 것을 배웠다’라고 대답했어요. 어려운 것들이 아니지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의 특징은 미리 포기하는 것이었어요. 자기는 부자가 안 될 거라고 미리 포기했어요. 그리고 항상 자신이 부자가 안 되는 이유를 찾으려고 했어요. 사회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부모님이 부자가 아니기 때문에, 학벌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런 잘못된 생각을 갖고, 투자도 하지 않았죠.
배울만한 생활습관이라면, 부자들은 부자처럼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비싼 차를 산다던가, 비싼 시계를 산다던가. 가령 저는 마을버스를 타고 출근해요. 한국은 그런 시스템이 너무 잘돼있어요. 싸고, 기다리는 시간이 없고요. 이렇게 좋은데 왜 차를 가지고 다닐까 아직도 의아해요. 미국 억만장자들의 시계 가격에 대한 조사가 있어요. 평균을 냈더니 200불, 20만원 정도 밖에 안 돼요.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부자처럼 보이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Q. 아이들이 실제 투자를 경험해볼 수 있는 주니어펀드 투자클럽, 주부들의 금융문맹 탈출을 위한 주부 투자클럽을 운용하고 있다.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A. 저에게 이메일 주시면 돼요. 저희 회사 웹사이트에 있는 메일 주소로요. 비용은 없어요. ‘줌’을 통해서 영상강의를 해요. 저도 참여하고, 저희 직원도 참여하고, 질문도 받고, 토론도 하고요. 주니어펀드 투자클럽은 제가 실제로 돈을 기부해요. 참가자들이 그 돈 가지고 직접 투자를 해요. 둘 다 5년이 넘었어요. 특히 주부 투자클럽이 요즘 참여자가 늘고 있는데요. 주부 투자클럽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주부들이 투자의 중요성, 돈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 사교육을 안 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자가 되는 길에 훨씬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Q. 주니어펀드 투자클럽과 주부 투자클럽 모두 돈이 벌리는 일이 아닌데…
A. 외국에 있는 자산운용사들도 다 이렇게 해요. 이런 일은 회사의 레퓨테이션(평판)이거든요.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절대적으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요. 당장의 이익에 전념하는 것보다 그게 더 큰 거예요. 레퓨테이션이 제일 중요해요. 왜냐하면 고객이 돈을 맡기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의 순수함,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달돼야 신뢰를 얻을 수 있지요.
Q. 지금까지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책 몇 권 추천 부탁드린다.
A. 워런 버핏의 책을 많이 읽었고요. 찰스 R. 슈왑(Charles Schwab)의 책도 많이 읽었어요. 특히 슈왑의 자서전, 그리고 『guide to financial independence』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투자하고, 오랫동안 그런 철학을 유지하는 것이 고객의 이익을 최대로 만들 수 있다. 그런 것을 알려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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