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6월 20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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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투자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옵션'(option)이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들었을 것이다. 또, 옵션에 관심을 갖다 보면 '선물'(future), '스왑'(Swap)이라는 용어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이런 것들을 파생 상품(derivatives)이라고 하는데, 종자돈이 많지 않아도 화끈하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파생상품은 쉽지 않다. 이것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고 파생상품의 가격을 계산하는 것도 쉽지 않다.

파생 상품의 4단계 : 선도 → 선물옵션 스왑

우선, 파생상품이 뭔지 알아보자. 파생상품은 선도(Forward) → 선물(Future) → 옵션(Option) → 스왑(Swap)으로 발전해왔다.

먼저, 선도(Forward)는 파생상품의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출발점인데, 매매 당사자간에 특정 자산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주고 받을 것을 약속하는 거래를 말한다. 예를 들어 도시의 상인이 시골의 배추밭 주인에게 계약금을 지불하고 미래의 어느 시점에 배추를 특정 가격에 사들이기로 약정하는 거래인 이른바 '밭때기'가 바로 선도이다.

선도는 개인간의 거래이며, 표준화돼 있지 않고, 특정 장소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한마디로 초보적인 개인간 거래이다. 그러나 외환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환계약처럼 일부 금융 시장에서도 선도가 쓰인다. 이때 기초자산의 가격을 현물 가격(S, spot price), 특정 거래 시기는 선도 계약의 만기일(T, maturity date, delivery date), 합의된 가격을 선도 가격(F, forward price)라고 한다.

다음으로, 선물(Future)은 선도를 체계화, 규격화한 것이다. 다시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말해 선물은 특정 자산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주고 받을 것을 약속하는 거래인 점에서는 선도와 같지만, 거래소, 청산소(clearing house), 증거금, 계약 조건 같은 시스템을 갖고 있다.

옵션(option)은 특정 대상물(기초자산, underlying asset)을 미리 정해 놓은 일정한 가격(행사가격, exercise price, strike price)에 살 수 있는 '권리'와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거래를 말한다. 다시 말해 옵션 시장에서는 상품 자체가 아니라 상품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판다.

옵션에는 콜 옵션과 풋 옵션이 있다. 콜옵션은 매수자가 미래의 지정된 날짜(만료일, maturity)에 행사가격에 해당 대상물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이다. 만료일에만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을 유로피언 콜옵션이라고 한다(European call option is a right to buy an asset at a specified exercise price on the exercise date).
만료일 이전에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으면 아메리칸 콜옵션이다.

현재 시카고 옵션시장에서 거래되고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있는 통화옵션과 주가지수옵션을 제외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옵션은 미국식 옵션이다. 미국식 옵션은 만기일 전에도 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만기일에만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유럽식 옵션보다 옵션 보유자에게 유리하다. 또 옵션을 매입하기 위해 지불한 비용을 옵션 가격(option price)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보자. 아래 표는 A회사의 콜옵션 가격과 풋옵션 가격을 보여주는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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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버핏연구소]

표에서 녹색 표시줄에 60, 5.15, 5.75 라고 쓰여있다. 이게 무슨 말이나면 A회사의 주식을 미래의 특정 시점에 60달러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2004년 7월 현재 5.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어느 투자자가 A회사의 콜옵션을 2004년 7월에 5.15달러에 매입했다고 하자. 이제 그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이 주식을 60달러에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런데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자 A회사의 주식이 주식 시장에서 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면 이 투자자는 콜옵션을 행사합니다. A회사 주식을 60달러에 산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서 이 주식을 주식 시장에서 100달러에 팔면 40달러의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100달러 - 60달러 = 40달러, 정확히 말하면 100달러 - 60달러 - 5.15달러(콜옵션 매입가격) = 34.9달러의 차익이 생긴)

이게 바로 콜옵션을 활용해 투자 수익을 내는 원리이다.

만약 미래의 특정 시점에 A회사의 주식 가격이 60달러 이하에 거래된다면 이 투자자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면 콜옵션 매입가격 5.15달러를 그냥 날리게 된다. 그런데 5.15달러는 실은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이므로 그냥 날려도 그만일 것이다.

여기서 2004년 7월의 행사가격이 $50, $55, $60, $65, $70 달러로 올라갈수록, 콜옵션 가격이 $11.30, $7.80, $5.15, $3.15, $1.89 하는 식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건 실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행사 가격은 낮아야 좋은 것이다. 다시 말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행사 가격이 낮을 수록 콜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 행사 가격과 콜옵션은 반대로 움직인다. 다시 말해 행사가격이 올라갈수록 콜옵션 가격은 내려간다(The value of a call option goes down as the exercise price goes up).

또, 2004년 4월의 행사가격 60달러인 콜옵션이 3.85달러인데, 2004년 7월에는 이것이 5.15 2005년 1월에는 7.30달러로 불규칙한 것을 주목하라. 이렇게 불규칙한 것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한데, 왜냐하면 주식 시장에서 A회사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의 움직임은 단기적으로는 예측이 어렵다.

이번에는 녹색 표시줄의 맨끝의 5.75를 생각해보자.

이게 무슨 말이냐면 A회사의 주식을 미래의 어느 시점에 60달러에 팔 수 있는 권리를 2004년 7월에 5.75달러에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풋옵션이라고 한다.

어느 투자자가 2004년 7월에 이 풋옵션을 5.75달러에 매입했다고 하자.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그런데 미래의 어느 시점에 A회사의 주식이 주식 시장에서 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이 투자자는 A회사의 주식을 60달러에 팔아서 주식시장으로 달려가 40달러에 매각하면 20달러의 이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60-40=20달러. 정확히 말하면 60달러 - 40달러 - 5.75달러(풋옵션 매입가격) = 14.25달러의 차익이 생긴다)

만약 이 주식이 주식 시장에서 60달러가 넘는 금액, 예를 들어 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 이 투자자는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된다. 풋옵션 매입가격 5.75달러를 날리게 되겠지만 그다지 크지 않은 금액이다.

이것이 풋옵션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원리이다.

풋옵션 보유자는 만기에 기초자산(예를 들면 주식)의 가격이 행가각격보다 낮을 때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콜옵션 보유자가 만기에 기초자산이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높을 때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과 반대이다.

옵션의 기초 상품은 초기에는 옥수수, 설탕 같은 곡물이었지만 최근에는 주식, 통화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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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에는 4가지 포지션이 있다. 콜옵션의 보유자(매입자)와 발행자(판매자), 풋옵션의 보유자와 발행자가 그것이다. 옵션을 어려워하는 분들을 보면 이 부분을 그냥 넘어가기 때문임을 보게 된다. 여기서 콜옵션의 보유자와 판매자는 서로 제로섬 게임을 하게 되고, 풋옵션의 보유자와 판매자도 서로 제로섬 게임을 한다.

다시 말해 콜옵션의 보유자가 콜옵션을 행사하면(특정 가격에 기초 자산을 매입하겠다는 권리를 행사하면) 콜옵션 발행자는 이 기초자산을 팔아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또, 풋옵션의 보유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면(특정 가격에 기초자산을 팔겠다는 권리를 행사하면) 이 기초자산을 매입할 의무를 갖는다. 어느 한쪽이 이익을 보면 상대를 손실을 입는다.

옵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먼저, 콜옵션의 경우를 살펴보자.

기초자산(예를 들어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면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 콜옵션 가격은 상승한다. 콜옵션의 행사가격이 높을 수록 실제로 콜옵션을 행사하게 될 가능성은 낮아지므로 콜옵션 가격은 하락한다.

풋옵션은 콜옵션과 반대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 풋옵션은 행사 가능성이 희박해져 풋옵션 가격은 하락한다. 풋옵션의 행사 가격이 높을수록 풋옵션의 행사 가능성이 커져 풋옵션의 가격이 높아진다.

콜옵션, 풋옵션 모두 공통점이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높을수록 현재 시점의 가격으로부터 상승과 하락의 가능성이 모두 높아지므로, 콜옵션, 풋옵션 가격이 올라간다. 만기가 길수록 기초자산의 가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콜옵션과 풋옵션의 가격은 높아진다. 콜옵션과 풋옵션의 가격은 만기시 수익률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입니다. 시중 이자율이 높아지면 행사가격의 현재가치가 낮아지며, 콜옵션 가격은 상승합니다. 풋옵션은 반대로 하락한다.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두가지 방법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우선, 옵션을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다가 행사하는 것이다. 이때 투자자가 수익을 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앞서 설명했다.

다음으로, 투자자가 옵션을 만기 이전에 처분하는 것이다. 콜옵션의 경우 행사 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으면 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옵션을 행사해 얻는 이익보다 옵션을 처분해서 얻는 이익, 즉 옵션의 가격이 더 크다면 옵션을 행사하는 것보다 처분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이다.

옵션은 현물가격(예를 들어 주가)이 유리하게 변동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만기까지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옵션을 항상 일정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옵션 보유자는 옵션을 처분하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보다 큰 이익의 가능성을 위해 계속해서 옵션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옵션 보유자는 현재의 옵션 가치와 옵션 행사에 따른 이익을 비교 검토해야 하고, 나아가 미래의 옵션 가치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옵션을 행사할 것인지, 아니면 처분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래 그림은 방금 말씀 드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콜옵션의 가치를 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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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의 가치는 현물가격(예를 들어 주가)에서 행사가격을 뺀 값이 되는데, 이를 콜옵션의 내재가치(intrinsic value)라고 한다. 행사되지 않은 옵션의 가치는 내재가치보다는 클 수 밖에 없다. 앞서 설명했듯이 현물 가격이 유리하게 변동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때 옵션의 가치와 내재가치와의 차이를 시간가치(time value)라고 한다. 옵션의 가치에는 주어진 시간 안에 상황이 유리하게 바뀌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반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금융-산업 분리의 전사(前史)

1929년의 10월 24일 뉴욕 월가의 뉴욕주식거래소에서 주가폭락이 시작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주식을 내다 팔려 쇄도했으나, 정작 주식을 사려는 사람의 자취는 사라졌다. 전 세계에 걸친 장기적이고도 혹독한 경기 침체의 서막이었다.

노동인구의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25%가 실업자가 되었고, 잠 잘 곳 없는 사람, 굶주린 사람, 절망해버린 사람들이 거리에 넘쳐나기 시작했다. 마치 유령처럼 떠돌던 자본주의의 종말이 현실로 다가온 듯했다.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시작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생산, 금융, 유통 등 모든 경제시스템이 한순간에 붕괴되었던 1930년대 대공황. 그 원인이 과잉생산에 의해 것이든, 금융시스템의 허점에 의한 것이든, 당시 자본주의 경제학자를 포함한 많은 정책 전문가가 내세운 대공황의 해법 중 하나는 이른바 은행-산업 간에 직접적 연계를 분리하는 것이었다.

은행과 산업의 분리는 ‘충격’이 확대되고 ‘공포’가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자생적인 조치 중 하나였다. 당시 은행들은 아무런 규제 없이 주식에 투자를 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금융시스템은 일부기업의 지급불능이 신용거래 관계가 있는 다른 기업 및 투자자에게 연쇄적으로 손실을 발생시키고 금융중개기관인 은행을 통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능성을 항시적으로 내재한 것 있었다.

은행의 지급불능 사태에 겁먹은 예금자들이 거래은행으로 몰려 환매를 요구하거나 예금청구를 하는 경우 그 공포는 현실화된다. 즉 은행과 산업의 분리는 ‘거품’이 일시에 꺼지는 금융공황 사태를 막아보기 위한 안간힘이었던 셈이다.

▲ 지난 1월 9일 금융인 간담회에 참석하여 인사하는 이명박 당선자 (사진=뉴시스)

금산분리가 제도로 형성된 것은 1933년 글래스-스티갈 법(Glass-Steagall Act)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법은 은행이 증권회사를 통해 기업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은행과 기업을 분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은행과 산업의 결합 소지가 제거된 것이다.

이러한 분리원칙은 1956년 은행지주회사법(Bank Holding Company Act)이 제정됨으로써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은행지주회사법에서는 은행을 지배하는 회사를 은행지주회사로 정의하고 이 회사는 은행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반 기업과 은행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도록 했다. 이렇게 대공황의 교훈을 통해 형성된 금융과 산업을 분리시키는 제도는 지금까지 세계 모든 국가 금융제도의 근간이 되었다.

위기로 향하는 이명박 인수위의 첫걸음

최근 이러한 역사를 가진 금산분리 제도가 요동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밝혔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조치로 금융감독조직 개편안을 제시하였다.

즉,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업무를 합쳐 ‘금융위원회’를 신설하는 금융감독체제 개편안이다. 이 개편안에서 인수위는 금융감독 정책의 사전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후 감독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는 대표적인 사전 규제, 즉 ‘금산분리’를 철폐 또는 완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금산분리 원칙을 풀어 금융산업을 활성화하여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공공연하게 천명해왔다. 그러나 이것은 대기업의 성장이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경제성장으로 인식하는 대단히 큰 착각이거나 대국민 사기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금산분리의 완화라는 정책은 오히려 우리사회의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금융업의 전문화를 가로막는 일이 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자본은 산업자본을 지원하는 동시에 견제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즉, 은행은 사전적으로 기업의 신용 및 성공 가능성 등을 평가하여 가장 생산성 높은 사업부터 여신을 제공함으로써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

그런데 이처럼 효율적 자원배분과 상시적 기업구조조정의 주체인 은행이 그 대상인 산업자본이 소유하거나 지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재벌이 은행을 소유·지배할 경우 계열사가 부실해질 때 은행은 대주주인 재벌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할 수 없을 뿐 더러 부실 계열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지속되어 기업구조조정을 지연시키게 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 이는 자원의 낭비이자 커다란 국가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이러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1998년 거평그룹은 한남투신을 인수한 뒤 그룹 계열사에서 발행한 채권 등을 매입하거나 무담보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2,945억원을 부당 지원하였으며, 이후 자금난이 지속되자 계열사의 채권을 편법 조달하여 계열사의 운용자금으로 사용하였다. 그 결과 한남투신은 1998년 말 퇴출되었다.

현대투신운용은 1998년과 1999년 사이에 현대투신에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콜자금을 제공, 현대투신의 상품을 고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2,221억원의 부당이익을 제공한 바 있다. 이들 사례는 산업자본이 소유한 금융회사를 사금고화하여 소액주주 및 고객에게 어떻게 피해를 주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금융회사를 이용한 경제력 집중도 우려된다. 재벌기업들이 금융회사를 소유하게 되면,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자금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절대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경쟁력은 여타 경쟁기업이나 혁신적 중소기업들의 도태로 이어질 것이다.

즉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화 되고, 소수 지분을 가진 그룹 총수의 지배력과 해강 기업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자 금융회사의 자금을 동원하게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카드와 삼성생명을 이용하여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기업을 확대해 온 삼성이 대표적인 경우다.

재벌들에게 금산분리의 철폐는 말할 것도 없이 황금알을 낳는 돈벌이 기회임은 분명하지만 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워낙 커 그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명박 시대에 재벌들은 그 욕망을 굳이 숨기지는 않는다.

금산분리 철폐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거는 무엇일까? 금산분리 철폐(완화)론자들은 외국 자본에 대한 국내 자본의 역차별을 문제 삼고 있다. 외국 자본은 10%까지 은행 지분을 소유할 수 있지만 국내 자본은 4%를 초과하지 못해 은행들이 외국인 손에 넘어간다는 논리다. 나아가 현실적으로 은행을 소유할 만한 국내 자본은 산업자본(재벌) 밖에 없으니 금산분리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 국내 7개 시중은행 중 3개사(씨티, SC제일, 외환)는 외국인 소유이고, 국민, 신한금융지주, 하나 등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3개 은행의 외국인 지분은 60~80% 대에 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시중은행이 사실상 외국인 ‘지배’에 있다. 외국자본에 의한 시중은행의 지배는 2002년 3,753억에서 2005년 9,258억으로 외국인 배당이 급증하면서 더욱 심각해진다.

한 경제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감안할 때, IMF 경제위기 이후, 시중은행 대부분이 외국자본의 손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은 심각한 상황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 문제점을 위해 ‘금산분리’를 철폐하겠다는 것은 재벌들의 돈벌이 기회를 제공해주는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동시에 더 큰 위기로 한 발자국 더 다가가는 발걸음일 뿐이다.

금산분리 완화가 아니라 금융의 공공성 확대가 해답

외국자본의 국내은행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자본과 외국자본이 국내 은행산업에서 상호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자본을 육성하고 산업자본이나 외국자본을 활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의 공공성 확대가 유일한 대안이다.

즉 외환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들의 소유 관계를 정부지분의 확대, 국민주, 국민연금기금, 종업원주식 소유 또는 퇴직연금의 확대 등 공적 재원으로 다양화시키고 이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공적 재원의 다양화를 기반으로 하되 동일인은 예외 없이 은행주식을 초과하여 보유할 수 없도록 하여, 동일인이 은행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은행 소유의 노동자 참여와 다양한 공적 소유의 확대, 현행과 같은 지분비율의 규제를 통해 경제와 금융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동시에 서민금융의 물질적 기반을 형성해야 한다. 형식논리에 불과한 역차별론 때문에 경제의 근본 질서를 뒤흔들고 금융산업의 전문화, 서민을 위한 금융이라는 큰 밑그림을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의 와중에 추진 중인 금산분리 완화(철폐)에 대한 논의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화약을 짊어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위험한 도박일 뿐이다.

피할 수 없는 AI. 한국 금융시장 미래는 월街: UNIST 최재식

최재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투자은행 부문에서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골드만삭스처럼, 국내 금융권도 결국은 알고리듬과 인공지능이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는 “월스트리트와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악명높은 한글의 언어장벽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국내 투자문화 등을 감안해도 한국 금융시장이 동떨어진 방향으로 갈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AI 기반 시계열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그는 AI가 단순한 예측모델을 넘어 이미 수 많은 예측모델의 장점을 모으는 수준에 있다고 말한다. 사람의 영역인 글을 읽고 이해해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또 그 결과를 사람의 언어로 원인을 설명해주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정형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일에는 AI가 약한 면이 있지만, 데이터가 풍부하고 단순한 것들은 상대적으로 AI로 대체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다양한 시계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앞으로를 예측하고, 또 그 예측모델이 결과 뿐만아니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함께 제공하는 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AI 발전 수준

최 교수는 구글 트랜드상의 자주 언급되는 단어를 활용한 투자와 같은 단순한 정보추출 형태는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들어서는 문장으로 된 정보의 중요 부분을 파악해 반영하는 것으로 테이블로 표현되는 숫자 정보만 가지고 전망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트위터나 분기보고서 등 문자로 표현된 정보를 융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분기보고서에 특정 분야의 부진이 일시적인지 펀더멘털적인 것인지 설명하는 내용이 나오면 해당 부분을 찾아 전망에 반영하는 등 문장의 의미적인 정보를 이해한다는 설명이다.
예측 결과와 함께 사람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것도 UNIST에서 최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중요한 연구과제 중의 하나다. 대규모 자금집행이나 국방상의 의사결정 등 중차대한 결정을 내릴 때 AI를 통한 미래 예측이 도움이 되려면, 그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책임 문제 등을 생각할 때 AI가 아무런 설명 없이 제공한 예측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금을 집행하거나 군인들의 생명이 걸린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본격 영향은 언제?

로보어드바이저처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성향 판단 및 조언 정도를 넘어서, 국내 금융권이 AI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게될 시기를 묻는 질문에 최 교수는 “월스트리트를 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골드만삭스는 2015년 Lloyd Blankfein 최고경영자가 자사 정체성과 관련해 “테크놀로지 기업”이라고 지칭했고, 현재 3만6000명 가량의 직원 중 4분의 1 이상이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이미 알고리듬에 잠식당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에 AI의 위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컨설턴트 회사인 Opimas는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작년말 설문조사 결과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그리고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백오피스 인원 등 전세계 30만개의 자산운용 관련 일자리 가운데 9만개가 2025년이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이미 지난해 6월 AI 관련 공동사업 등을 염두에 두고 5000억 원 규모의 상호 주식매입을 진행했고,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AI를 활용한 금융전문로봇을 활용한 대고객 상담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국내 금융시장도 이 같은 과정을 거치는 첫걸음으로 AI와 관련된 다양한 시도가 나올 것”이라며 “그 결과 AI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아가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일

금융권에서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최 교수는 “비정형 데이터를 위해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일”이 될 것으로 봤다. 다시말해 AI와 ‘워렌 버펫’과의 싸움에서 아직까지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모아 상황에 따라 다른 요인을 적용해야 하는, 즉 패턴을 작성하기 어려운 것은 AI 보다는 결국 사람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또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채권 강세장의 종료처럼 금융여건이 크게 달라지고 금융 시장으로의 첫 걸음 가격변수 사이의 상관관계가 변하거나, 또는 전쟁 발발과 같은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에도 해당 변화에 특화된 입력과정이 없는 한 AI의 대응능력은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데이타가 풍부하면서 “많은 곳에 신경쓰지 않고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들을 보면 되면서도, 단순한 예측 도구로는 대응이 되지 않고 손으로 모델을 작성하기는 어려운 분야”를 AI가 빛을 발할 곳으로 꼽았다. 또 양국 금리차 및 거시경제 변수들과 환율의 상관관계처럼 “전통적인 모델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경향은 잘 맞지만 세부적인 예측에 오류가 있는 분야”에는 AI가 효율적으로 보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미국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기고]불안한 금융시장, ‘Flight to Quality’ 대세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Flight to Quality(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위험이 낮은 자산으로의 투자 집중 현상을 뜻한다.

안전자산이란 위험이 없는 금융자산으로서 주로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없는 자산이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시장의 상황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를 Resort to Risk라고 표현하고 그와 반대되는 현상을 Flight to Quality 또는 Flight to Safety라고 표현한다.

경기가 하강하고 지정학적인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물가는 오르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감을 잃어 민심이 흉흉해지면 사람들은 자연히 안전자산을 찾게 된다.

글로벌 분쟁, 물가상승, 주거부족으로 인한 집값상승, 기후변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는 지금 대다수 현대인들은 현재 소유물에 대한 상실의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이란 불안전한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에서 자유로운 자산을 일컫는 것이다. 이러한 자산들은 환금성이 좋고,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아 통용되는 특징을 갖는다.

대표적인 것들이 금 과 은, 달러, 미국채, 엔화 정도다. 이들의 공통점은 첫째, 가격의 움직임에서 변동성이 큰 주식이 폭락하면 국채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강세를 띄게 된다. 이러한 관계를 ‘상관관계’라 하고 이들을 한 바구니에 담았을 때 ‘포트폴리오’라고 한다.

둘째, 여러가지 위험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현금화를 하지 못하는 유동성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유동성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이라는 위치를 갖게 된다.

셋째, 똑같이 노출된 위험이라 하더라도 국가나 통화의 통제력 등에 따라 국채의 리스크 값은 다를 수 있다. 같은 국채지만 기축통화인 달러로 표시된 미국이 발행하는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남미 국가들이 발행한 채권을 동일하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의 Flight to Quality 현상은 과거와는 조금 다르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듯하다. 미국채도 금리 변화에 따라 보유채권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금 과 은은 아무리 절대화폐라도 이자를 주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의 전통적인 안전자산에서 보다 확장된 의미의 안전자산으로 다양하게 투자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주식투자에서 선진마켓의 주식투자로, 투자통화는 기타통화보다 달러투자로, 중소형주식에서 업종대표(1등주)주로 변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르게 안전한 투자자산에 대한 개념이 점차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적정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리밸런싱 주기를 short term 으로 가져가며, 시장을 예측하기보다는 대응의 영역으로 관리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시장에 적절한 안전자산 투자전략이라 생각된다.

20211023500346 0514000000000 0 2021-10-23 8:0:0 2021-10-23 1:52:17 0 [기고]불안한 금융시장, ‘Flight to Quality’ 대세 주형연 5fc68b49-8aa5-49cb-ba19-39e4a2881657 [email protected] ⓒ 세계비즈 & segye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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